2026 어미홀 프로젝트 스테판 티데: 시간의 어긋남
전시 대구

2026 어미홀 프로젝트 스테판 티데: 시간의 어긋남

기간10월 20일(화) ~ 2월 14일(일)
장소대구미술관

대구미술관은 2026 어미홀 프로젝트를 통해 프랑스 현대미술가 스테판 티데(Stéphane Thidet)의 작품세계를 국내 최초로 소개한다. 1974년 파리에서 태어난 티데는 설치와 조각을 중심으로 영상, 드로잉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작업해 왔다. 그의 작업에는 어린 시절의 기억과 놀이, 자연에 대한 경험이 자주 등장하며, 익숙한 사물과 자연 현상을 낯선 상황에 놓음으로써 질서와 우연의 경계를 흔든다. 때로는 친숙하고 아름답게 보이는 그의 작품에는 현실과 상상이 자연스럽게 뒤섞여 있으며, 그 안에는 호기심과 즐거움, 그리고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긴장과 불안이 함께 자리한다. 티데의 작품에는 물, 불, 바람, 식물과 같은 자연의 요소와 함께 침대, 오두막, 배처럼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물들이 반복해서 등장한다. 이 사물들은 본래의 기능과 목적에서 조금씩 벗어나 있다. 익숙한 것들이 서로 다른 조건과 관계 속에 놓이면서 현실의 질서는 미세하게 흔들리고, 우리가 알고 있던 세계와 닮았지만 어딘가 다른 풍경이 만들어진다. 이번 전시의 제목 《시간의 어긋남(Out of Sync)》은 이러한 티데의 작업 방식을 함축한다. 여기서 ‘어긋남’은 단순히 시간의 흐름이 뒤틀리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기능과 합리성, 효율성에 맞추어 움직이는 현실의 질서와 보조를 맞추지 않는 상태이자, 익숙한 세계에 작은 틈을 만들어내는 방식에 가깝다. 그리고 바로 그 틈에서 사물은 다른 가능성을 얻고, 일상의 질서는 잠시 흔들리며, 시적인 순간이 모습을 드러낸다. 높이 18미터의 어미홀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이번 전시는 작가의 대표작들을 새로운 환경에서 선보인다. 《불면》은 여러 개의 철제 침대에서 식물이 자라는 설치 작품이다. 침대 위의 조명은 잠든 사람 대신 식물을 비추고, 휴식과 수면을 위한 침대 위에서 식물은 전시 기간 동안 천천히 자라고 변화한다. 잠들지 않는 식물의 시간과 인간의 휴식을 위한 사물이 한 공간에서 만나면서 익숙한 침대는 낯선 풍경으로 변모한다. 침대라는 정해진 구조 안에서도 식물은 저마다의 속도와 방향으로 자라며 작품의 모습을 계속 변화시킨다. 따라서 이 작품은 완성된 모습으로 멈춰 있는 설치작품이라기보다, 전시가 이어지는 동안 조금씩 변화하는 살아 있는 풍경에 가깝다.《공허의 회전》에서는 길이 5미터에 달하는 목조 범선이 허공에 매달린 채 천천히 회전한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배는 제자리에서 끊임없이 원을 그리며, 목적지를 향해 이동하는 본래의 기능에서 벗어나 반복되는 움직임을 이어간다. 길게 뻗은 돛대의 끝은 바닥에 펼쳐진 모래 위를 지나며 원을 그리고, 그 움직임은 조금씩 흔적으로 쌓여간다. 배는 조각인 동시에 끊임없이 선을 그리는 거대한 드로잉 장치가 되고, 허공에서 천천히 돌아가는 모습은 마치 시간을 재는 커다란 시계추처럼 보이기도 한다.불은 티데의 드로잉과 영상에서 반복해서 등장하는 중요한 매개다. 드로잉에서 작가는 수없이 반복되는 작은 점들을 불로 태우며 화면을 만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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