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 미디어 작가전은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회에 대한 예술적 관점을 제시해 온 한국 동시대 주요 미디어 작가를 집중 조명하는 서서울미술관의 기획 전시입니다. 미디어 작가전은 작가의 작업 세계를 다각도로 해석하며, 새로운 작품의 제작을 지원하고, 예술적 지식과 형태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서서울미술관에서 처음 열리는 미디어 작가전은 동시대 기술환경과 시각문화에 대한 비평적인 관점을 제시해 온 김희천 작가를 초청하였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물리적 시스템은 데이터화 되어 디지털 환경과 연결되면서 서로를 끊임없이 갱신하고 세계를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가상이 현실의 한 층위로 작동하고, 기술이 비가시화된 세계에서 ‘나’라는 존재를 어떻게 지각할 수 있는가를 질문해 왔습니다. 영상, 게임, 건축, 영화, 문학 등 여러 분야의 언어와 기술을 교차하며 만들어온 작가의 고유한 작업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자신을 성찰하고 세계를 인식하고 감각하기 위한 비평적이고 미학적인 관점을 제공합니다. 작가의 첫 비디오 작업 〈바벨〉(2015)에서 서술된 “세계는 스크린이 되었다.”1 라는 문장은 작가가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카메라로 포착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움직이는 세계에서 스크린은 더 이상 현실을 복제하는 매체가 아닌 현실을 생산하고 세계를 구성하는 환경이 되었고, 〈메셔〉(2018)에서는 미래에는 “스크린이 비추고 포착한 세계만이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유일한 세계” 2 일 것이라고 말합니다. 〈썰매〉(2016), 〈홈〉(2017), 〈메셔〉(2018), 〈탱크〉(2019) 등을 경유하면서, 작가는 미디어를 통해 매개된 세계와 문화적 풍경을 그리는 한편, 실재와 가상, 데이터와 네트워크, 내재화된 스크린, 세계의 해상도, 의식과 경험 등의 문제를 다차원적인 시간과 공간을 교차하며 심도깊게 다루어왔습니다. 작가는 이러한 기술환경이 갖는 여러 주제를 작업 안에서 단순히 재현하는 형식을 벗어나, 시각적 매체의 구조 안에서 이미지와 서사를 생산하는 기술로 사용하고, 우리와 우리가 사는 세계를 매개하기 위한 과정으로 설계하기도 합니다. 이번 전시는 2023년 이후 작가의 근작들을 집중해서 소개하면서, 서서울미술관이 제작 지원하여 만든 게임과 영상, 그리고 사진 작업을 처음 공개합니다. “정신적 시리즈” 3 인 〈커터3〉(2023)와 〈더블포져〉(2023)는 게임 엔진 유니티(Unity)로 제작된 자동 재생 게임 작업입니다. 두 작품은 화면을 녹화해서 영상으로 재생하는 것이 아닌, 입력값을 통해 실시간으로 렌더링 되는 ‘게임’으로서 자동 플레이됩니다. 작가는 게임 엔진을 새로운 무빙 이미지 제작 도구로 사용할 수 있는지를 실험하면서, 게임의 시공간적 조건과 내러티브를 이용해 정보화된 세계에서 변화하는 시간성을 다루었습니다. 신작 〈레몬〉(2026)은 〈커터3〉와 〈더블포져〉에서 이스터 에그 4 로 등장했던 두더지가 두 작품 사이를, 땅굴을 파며 몰래 오가고 있었다는 상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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