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진선·임동현 [아주 얇은 막 A Very Thin Membrane]
전시 서울

안진선·임동현 [아주 얇은 막 A Very Thin Membrane]

기간8월 27일(목) ~ 9월 20일(일)
시간월-일요일 11:00~20:00
장소강남구 · 씨스퀘어
요금무료
관람누구나
출연안진선, 임동현, 문현정, 오웅진, 박유진, 유영진, 권영찬, 이건정, 성태윤, 노훈관

‘나는 나의 증거이다.’ 어떤 일력(日曆) 하나를 가정해본다. 그 두꺼운 캘린더에는 수많은 ‘나’가 차곡차곡 포개어져 있다. 매일 한 장씩 찢어 나가며 그 낱장들로부터 내 얼굴을 마주하고, 그것과 인사하며 다음 날의 나를 맞는다. 그러다 문득 어느 날의 나로부터 나는 내 얼굴을 초과하는 형상(figure)을 본다. 우리 이것을 패턴이라 부르기로 하자. 패턴은 분명 연속된 ‘나’로부터 온 것인데, ‘너’는 해당 연속에서 너 자신을 겹쳐본다. 일력 속에서 패턴을 발견한 나는 조금 신이 난다. ‘나는 나의 증거이다’ 다음 문장을 최초로 발견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떤 나의 경우 나 이상을 증언할 수도 있다.’ 여기 강남 한복판. 어느 낮엔가 우리는 전시를 하기로 약속하고 이 넓은 전시장 바닥에 앉아 시간을 죽이고 있었다. 잠시 멍청하기로 한 것이다. 그 틈에 도시는 저 멀리 롯데타워와 탄천의 풍경, 가까이 동부간선도로의 차 같은 것들을 창 안쪽의 우리에게 마구 송신되었다. 모두 떨리는 도시의 것들이었다. 안진선과 임동현 두 작가 모두 떨리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 우리는 기실 떨리고 싶지 않다. 초조하고 싶지 않고 불안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그게 정말 사실이라면 막(membrane)은 필요 없는 조형이다. 그것은 떨림의 증거이자, 떨리는 물체의 극한이고 그걸 목격하는 일을 그것이 내뿜는 초조함을 온전히 끌어안는 짓이 될 테니까. 그러나 씨스퀘어는 충분히 커서 진동하는 미술 같은 걸 고민하기 좋았다. 흔들리며 굴러가는 공이나 진공관을 닮아있는 악기 같은 걸 둬보기에 좋았다. 안진선과 임동현, 두 사람은 그런 것을 같이 놓아보기로 한다. “어느 순간 1인칭 나를 지우고 '비개인적 자서전'을 써야 한다고 느낀다.”1) 떨림은 ‘비개인적 자서전’의 초고 작성에 도움이 된다. … 우리는 떨리고 싶다. 초조하고 싶고 사실 우리는 죽고 싶다. 그러나 당장 죽을 수는 없으니 하릴없이 떨리는 것을 본다. 이 전시는 음악을 듣고 누군가와 눈을 맞추며 떨리는 것에 제 신체를 접촉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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